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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사막에서의 낙타사파리 in 자이살메르

by 갈등하는 젊은이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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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살메르:  자이살메르(힌디어: जैसलमेर, 영어: Jaisalmer)는 '황금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인도 라자스탄주의 도시로, 인구는 58,286명(2001년 기준)이며 자이푸르(라자스탄 주의 주도)에서 서쪽으로 57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1156년에 건설된 자이살메르 요새 유적이 남아 있다.

(2004년 인도 여행 이야기입니다.)
 
7월 자이살메르는의 하늘과 땅은 뜨겁다는 말만으로는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긴 기차여행은 땅을 밟고 걷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을 했지만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은 배낭여행객의 고단함을  더했다. 뉴델리와는 또다른 풍경 그리고 다른 행색의 사람들을 보며 수일간 겪었던 (말도 안 되는 일들에 화내고 좌절하고 헛웃음을 지었던) 인도란 나라에 조금은 적응을 하지 않았나 싶었던 것이 "장님 코끼리 만지기 였구나"라고 생각했다. 
 
길에서 만난 누군가가 그랬다. "세상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하고 그게 제가 여행하는 이유입니다. " 이 말은 한 동안 내 여행의 길잡이 같은 말이었다. 무엇인가 두렵고 망설이게 되면 지금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떨칠 수 있었다. 물론 훨씬 적은 나쁜 무엇인가 만나는 게 내가 되었을때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이 된다는 것을 그 후 한참이 지난 뒤에 겪게되기도 했지만 그 후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  그런일이 없었던건 그말이 일부는 증명된 것일까? 아니면 나이가들면서 위험을 대하는 나의 인식과 행동이 달라져서일까?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도 이국적인 이곳의 모습은 여행객들을 사로 잡았고 그렇게 각자의 목적과 호기심에 따라 같은 출발점에서 흩어져 떠나갔고 나는 지금 그것도 그들과 함께였다. 단 한번도 내 시간에 머문적이 없던 그들이었지만 내 곁은 내어줌에 단 1초도 망설이지 않았던 그들... 첫여행의 만남들은 하나하나 모두 소중했다. 그 시간 그 장소에서 그들은 나의 가족이었고 나의 동료였고 나의 일부였다고 확신했다.  
 

 
델리에서 매순간 나의 상식을 넘어선 사건 사고들이 자이살메르에서는 그 농도는 옅어지고 빈도는 잦아들고 있었다. 시간의 흐름 덕인지 아니면 자이살메르란 도시가 그랬던 것인지 명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델리만큼 나의 인내심과 이성의 판단력을 소스라치게 흩어버리지 않았다. 이 곳의 사람들과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몰랐기에 내게 다가왔던 놀람과 화남 그리고 의아함은 나의 이해의 영역 밖에 있었고 그렇게 서서히 그들을 있는 그대로 알아가고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했을 때는 더이상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 내 자신의 기호의 영역에서 호불호로 나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엔 불호가 압도적이었으나 시간이 쌓여 완전히 호로 가지는 못하였으나 그 방향으로 조금은 나아갔으리라!!
 
그 도시의 건축은 주변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사막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이도시의 건축물들은 모든 것들이 다체롭고 이색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집마다 나름의 독특한 것들이 가득했고 계단하나 입구하나하나 눈에 쉬이 지나치는 것이 없었다. 모든 것들이 나의 백지같은 초보 배낭여행자의 맘속에 하나 하나 깊숙히 세겨졌고 20년이 훌쩍지난 지금 그 하나 하나가 긴세월을 지나 반짝반짝 기억속에 빛을 잃지 않고 있다. 오토릭샤로 달리는 동안 불어오는 모래끼를 머금은 바람은 얼굴에 땀을 식혀주진 못했지만 낮선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떨림을 함께 던져주었다. 
 

 
 마을 산책 중 한무리의 현지인들의 수작에 "네이짜이에" "짤로~"를 외쳤다. 실랑이를 벌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Go to 파키스탄"이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어떤말을 듣고 뜻은 몰라도 기분이 묘하게 나쁘면 대부분 욕이지만 도대체 왜 우리보고 파키스탄으로 가라고 하는 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국경을 접한 도시긴 하지만 ㅎㅎ)  보통 그나라에 가면 "안녕하세요"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를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일반적인데 인도에서는 앞에 두말을 먼저 배우게 됐다. 정확히는 배웠다기 보다는 어느 순간 쓰고 있었다는 것이 좀 더 맞을 거 같다. "네이짜이에"는 필요없어! 라는 뜻이고 "짤로"는 두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저리가"라는 표현이고 또 다른 듯은 "가자, 출발하자"라는 뜻이다. 물론 "저리가~~"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긴 했지만... 
 

 
그닥 위생적이지 못한 컨디션의 게스트하우스였지만 지친 몸은 크게 개의치 않고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날 바로 이곳에 온 이유인 낙타 사파리를 위해 출발지로 향했다. 다양한 크기의 귀엽고 무서운 낙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전에 썬크림을 떡칠도 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왜 반바지를 입었을까라는 생각은 출발하자말자 뼈저리게 후회되었다. 햇볕에 살갗이 찟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
 

너무 귀엽다.

특히 앉아있는 모습...

지금은 친해지기 위한 사전 교섭중...

그러나 말이 잘 안통했다.

인도에 살아서 그런지 한국말이 참 안통하더군... 그렇다고 영어가 통하는 것도 아니다.

서라 그래도 가고.... 가자 그래도 안가고...

몰이꾼이 작년 동내 달리기 대외에서 1등한 낙타라고 자랑을 하더니

내 거원(현 코원) 256MP3player와 바꾸자고 계속 조른다.ㅎㅎㅎㅎ

헤어질 때까지 미련을 못버리기에 그냥 선물로 줄까 했지만... 남은 여행이 길어서 그건 안돼~~~

from Cyworld

  
아주 반성하는 바이지만 그당시는 항공사 모포를 하나 쯤 들고 오는게 대부분이었고 배낭여행객들은 타고온 비행기 마다 그 항공사의 모포를 아주 요긴하게 잘 사용했다. 나도 타이항공의 보라색 모포를 인도 여행 2달간 아주 요긴하게 잘 쓰고 마지막엔 너무 갖고 싶어했던 누군가에게 나눔을 했다. 낙타와 아이스브레이킹의 시간을 잠시 갖고 1박2일의 낙타 사파리를 시작했다. 앉아 있을 땐 작아 보였는데 일어 섰을 땐 너무 커거 놀랬고 일어날때 너무 다이나믹하게 일어나서 또한 번 놀랐고 생각보다 너무 느리게 걸어서 다시 놀랐다. 그리고 낙타 위는 100% 태양 아래라는 것.............
 

나의 낙타는 안정위에 보라색 타이항공 모포가 있어서 찾기가 쉽다.

다드 비슷하게 생겨서 이거 누가 누군지....

앨리라는 녀석이 모포가 이쁘다고 하도 달라고 졸라대서...

큰 맘 먹고 선이이닷.. 하고 줬더니 무지 좋아라 했다. 

참... 그렇게 좋았을까?

from Cyworld

 
사막을 가로 질러 몇시간을 달렸을까 마을이 나왔다. 낙타들도 목을 축이고 우리들고 없는 그늘을 찾아 찾아 잠시라도 햇볕에 익어 붉게 변한 피부에 모래와 범벅이 된 썬크림을 바르고 출발할때는 시원했지만 이미 온수가 되어버린 물로 목을 축이고 있었다. 이렇게 불모의 땅에도 그들은 살아가고 있었고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그나마 뜨거운 물도 다 마셔버린 우리에게 인디안 워터를 권하던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는 황토빛의 물색을 보고 정중히 또 정중히 걸절했다.
 

온통 동물들이 가득하다.

동물원에서나 볼 동불들이 곳곳에서 너무 평화롭게 살고 있다.

낙타 물을 먹이러 간 곳엔 동내 꼬맹이가 당나귄지 노새인지 끌고 와서 물을 담고 있었다.

가축들이 먹는 물을 사람들도 함께 마신다.

물론 우리가 마시면 큰 일나겠지만.... indian water

낙타 몰이꾼들이 마시는 물도 황토색의 물이다.

나만 빼고 다들 병뚜겅에 조금씩 부어서 마셔들 본다고 .... 배낭여행객들의 객기 ㅋㅋㅋㅋ

from Cyworld

 
이 사막에 이렇게 물이 나오는 것도 신기 했지만 더 놀라운것은 낙타도 마시고 당나기도 마시고 염소도 마시고 사람(?)도 함께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다. ㅎㅎㅎㅎ 우리에게는 불가능한 많은 것들이 그들은 가능했다. 
 

2004.10.21.
낙타사파리...
정말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다...
가끔 나타나는 모래 사막은 바람에 섞인 모래 때문에 눈을 뜰 수가 없다.
모래가 하늘에서 춤을 춘다는 표현이 맞을까?
디카를 한번 꺼냈다가 온통 모래가 들어가 털어낸다고...
하여간 평소에 생각한 사막이란 곳과 막상 내가 간 곳은 너무나 달랐다.
모래사막 언덕에 한 10분 앉아 있었을까... 
내 등의 반이 모래에 덥혀있었다.
쓰러졌다간 모래에 파 뭍혀 죽기 딱 좋았다.
무서워~~~~~
 
가도 가도 끝이 없는게 있을까 싶었는데 그런게 있었다. 사실 정말 큰 사막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20여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온 나에게는 광할한 곳이었다.  출발과 동시에 살아진 낙타사파리의 낭만은 더위와 목마름 그리고 허기로 점철되었다. 
 

명윤이형, 하지, 희관이, 나 그리고 낙타몰이꾼 3명

정말 정말 정말 빡센 일정이었다.

낙타를 탄다는 건 정말 왠만한 멍덩이의 내구력이 아니면 견딜 수가 없다. 무지 아프다.

더위와 함께 엄습하는 엉덩이가 갈라질듯한 고통을 어찌 알았겠는가!!

600루피 사파리를 완주한 우리가 너무 뿌듯했다.

나를 제외한 일행들은 낙타에서 내려 뛰어갔다.

그 황량한 사막을... 왜???

그 고통은 일상생활에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고통이어서 걸음 걸음이 너무 고통스러워 그냥 냅다 뛰었다.

from Cyworld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몇 그루 나무 밑 그늘에서 요기를 하는데 저 멀리서 무언가를 들고 모래언덕을 넘어오는 그림자가 보였다. 이것이 신기루인가 도대체 저 사막에서 누가 걸어서 온단말인가!!라고 생각했지만 열 서너살 되어 보이는 소년이 땀을 뻘뻘 흘리며 아이스박스를 달고 오는 것이었다. 그속에는 얼음물에 담근 콜라와 물이 있었고 우리의 타는 듯한 갈증을 알고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가격이 비쌌지만 먹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무거운걸 들고 기다렸을 소년의 측은한 모습에 맘이 쓰여서 살수 있는 만큼 사 주었다. 팔지 못하면 그 무거운 걸 들고 또 걸어가야 하니 어떻게 그냥 보낼 수가 .....
 

 
수분을 보충하니 힘이 저절로 나서 들고 온 태극기를 꺼내서 포토타임을 잠시 가졌는데 ㅎㅎㅎㅎ 태극기를 처음 본 소년이 우리보고 팹시맨이라며 웃었고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지만 팹시 상표가 모르는 사람에겐 태극기 처럼보였을 것이다. 
 

 
우리가 사진찍고 노는 사이에 가이드 들이 그 더위에도 짜파티와 뜨거운 짜이를 만들어서 주었고 "이것이 이열치열이구나!"하고 그 더위 속에서 후후 불며 뜨거운 짜이를 들이켰다. 저녁은 특식으로 양고기를 먹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고 물론 돈을 더 내란 뜻이었지만 길고 긴 사막의 밤을 견뎌야 하기에 흔쾌히 콜을 외쳤다. 그런데 지나가는 마을에서 새끼양을 한마리 데리고 오는 것이 아닌가!! 설마 아까 말한 양고기가 저 양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했지만 해가 지고 모닥불을 피웠을때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눈 앞에서 새끼양을 ~~~~ 순식간에 퍽퍽 쫙쫙하니 도살과 가죽벚김이 끝나버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토막토막 내고 모닥불 위로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우리는 괜히 먹는다고 해서 이 사단을 지켜보게 됐다면서 엄청 후회를 했지만 이미 모든 것은 끝나있었다. 
 
전 과정을 다 지켜보고 도저히 양고기가 입으로 들어가지가 않았다. 그리고 모닥불에 잘 구워질리도 만무했고 새끼양 한마리는 우리의 양분은 되지 않았고 가이드들만 포식을 했다. 
 
뜨거웠던 사막의 열기는 밤이 되니 순식간에 쌀쌀한 바람으로 변하고 빛하나 없는 칡흑같은 어둠이 내렸다. 그리고 너무나 기대했던 사막의 하늘을 보았다. 쏟아질듯한 반짝이는 불빛들이 온 하늘을 뒤덥고 있었고 하늘 그 어디에도 빈공간이 없는 것 처럼 알알이 박혀있는 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모포하나 뒤집어 쓰고 바닥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며 나누었던 많은 얘기들이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 하늘을 바라보면 세상의 없는 말은 내 뱃을 수 없었고 누군가를 아프게하는 말 또한 뱃을 수가 없었다. 내가 그곳까지 담아 갔던 나의 세상 속 모든 고민과 걱정이 그 순간 만큼은 그 셀 수도 없는 많은 별빛 아래 무로 느껴졌다. (북인도 레에서 본 밤하늘과 극적으로 대비되는 밤 사막의 하늘은 호주 WA 도니부룩에서 본 밤하늘의 은하수와 더불어 3대 하늘이라 감히 얘기할 수 있다.) 
 

이 게스트 하우스(타이타닉)의 주인 폴로

수 많은 개인기와 어이 없이 능숙한 한국어...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끝없는 애착(?)... 그게 비지니스적이든 뭐든...

낙타 사파리를 끝내고... 다들 힘들었지만 미소만은 잃지 않았다.

1박2일 코스를 선택한건 정말 신의 한수~~ 지만 당일코스 추천...넘 힘듬

from Cyworld


하루밤을 보내고 숙소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우리보다 먼저 떠났던 여행객들이 많았고 2층 루프에서 각자의 방랑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스마트폰이고 뭐고 없이 가이드북 하나 들고 나닐 때니 만나는 사람들이 정보의 보고였고 그들에게서 얻는 정보들은 살아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로 넘쳐났다. 서로 정보를 주고 받음에 거리낌이 없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고 타인에 대한 경계심과 의심은 정보의 부재로 직결되었다. 현재의 내 모습이 그들에게 보이는 나의 전부였고 그들이 바라보는 나를 통해 내 자신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홀로 시작한 여행에서 일행이 하나 하나 늘어가고 그 속에서 각자의 역활이 생기고 누구 하나 불평없이 무언의 룰을 지켜가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가는 그 시점에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있었다. 
 

 이사진을 찍을 때 너무 무서웠다.

성 꼭대기라 엄청 높고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중심잡기가 너무 어려웠지만 꼭 한번 찍어보고 싶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자이살메르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저멀리 보이는 풍력발전기의 바람개비 날개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사막...

그리고 그곳으로 떨어지고 다시 떠오르는 태양

from Cyworld

올 때는 셋이었지만 떠날때는 여덟이 되어 다음 도시로 향하게 되었다.  그리고 바라나시까지의 여정에 그들은 최고의 동행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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