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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은 또 다른 세상의 시작이었다.

갈등하는 젊은이 2023. 6. 3.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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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다 서로가 서로에게 궁금했지... 왜 여기를 왔냐고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차는 차도로 ~ 사람은 인도로~" ㅎㅎㅎ
그때도 지금도 아재는 있었고 늘 존재한다. 
 
2004년 7월의 어느날 무심고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던건 지금은 내 곁에 있는 당연한 것들에 대한 부재에서 오는 도피였던 것 같다. 세상이 싫었고 사람이 무서웠고 미래는 불투명했고 내 자신은 확신이 없었다. 
 
해답이 없는지 못 찾는 건지도 모를 문제에 매일 매일 지처가던 그때 문득 "인도"가 떠 올랐다. 주변에 먼저 그 땅을 밟은 후배의 후일담도 은연중에 영향을 미쳤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다른 곳은 떠오르지 않았다. 오롯이 인도만이 내가 가야할 곳이 것 처럼 느껴졌다. 한반도를 벗어나 본적도 없는 그때 무슨 용기와 깡이었는지 그렇게 손에 단돈 700달러를 들고 512 코원 엠피3 플레이어와 올림프스 똑딱이 카메라를 친구 삼아 그렇게 떠났다.
 
함께 떠나기로 한 동생은 부모님의 만류로 여행을 함께하지 못했고 지금은 이세상을 먼저 떠나버려 언젠가 함께 갔다면 너와 나 어떻게 달라졌을까란 얘기는 둘만의 이야기로 영원히 남게되었다. 무수히 떠들었던 여행 영웅담은 나도 기억 못하고 혹시나 기억하고 있을 지 모르는 그 친구도 이제는 ...(글을 쓰는 중에 딸아이가 잠이 깼다고 품에 안겨서 다시 재워주고 왔다.) 그 당시 존재 하지 않았던 것들이 지금은 내 모든 것과 바꿀 수 있는 의미가 되었고 그 당시 내 모든 것과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지금은 그 무엇도 아닌 것이 된 것이 단지 나란 존재에 시간이 더해진 결과라면 참 무섭도록 쓸쓸한 변화가 아닌가!
 
2004년 여름 두달의 인도 방랑은 내 삶을 크게 흔들어 놓았고 동시에 내가 있던 자리로 날 돌려보내주었다. 뉴델리에서 시작해서 꼴까타로 마무리된 이 여정의 기억이 내 머리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게 벌써 10년의 두바퀴가 지나 버렸다. 뭐 거창한 여행이라고 출발전 인사를 나누고 나의 안부를 걱정해준 나의 사람들 그리고 이름 조차 쉬이 떠오르지 않는 나를 떠나게 했던 한때 나의 사람이었던 사람들 까지 전부 뭐가 중했는지 지금은 흐릿한 기억의 조각 조각이 되어있다. 
 
이 글을 적으면서 문득 문득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미안한 얼굴, 반가운 얼굴, 보고싶은 얼굴 그리고 잊고 싶은 얼굴이 하드디스크 깊숙한 폴더를 열어 발견한 것 처럼 스쳐간다. 생각해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일들이 지금과 단절된체로 연결된 느낌이 드는 건 그 곳의 시간이 시작이었고 또 마지막이었기 때문일지 모를 일이다. 20대 30대 여행의 바탕은 인도였고 어쩌면 유일한 여행도 인도였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 도 그랬고 앞으로도 여행책 하나 딸랑 들고 객지서 만나는 사람들을 요즘 스마트폰 앱 처럼 정보와 사람을 찾고 물어보고 나눠주고 동행하는 시절은 없지 않을까? 너무 기우일까?
 

북인도 Leh(착장, 뉴델리 빠하르간지에서 산 바지와 바타센들.. but made in china)

 
제일 그리운 곳 사진 하나 올리고 마무리..... ㅋㅋ 우당탕 소리가 나서 나가니 아들이 또 자다가 깨서 왔네요. ㅎㅎㅎ
우야둥둥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
하루 하루 열심히 긁적 긁적 기억을 글로 옮겨봐야 겠다고 다짐한 2023년 6월 어느날 새벽 1시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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